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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의 시대는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온다. 이제는 작은 사치를 즐긴다.




성장감축, 인구변화, 재정악화의 삼중고로 일반인의 생활수준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소득원의 차이일 뿐 호구지책을 위한 선택압박은 일상적이다. 위험부담이 큰 창업은 특히 고민거리, 고려대상이 많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게 길거리 풍경변화에서 확인되는 미세한 수요변화다. 괜찮은 사업거리는 이런 작지만 거대한 소비심리, 수요지점의 재발견에서 비롯된다.




본인 만족을 위한 작은 사치는 한층 중요해질 소비키워드다. 절약핍박적인 현실생활의 대항창원에서 큰 부단이 없는 범위라면 적극적으로 주머니를 열수 있어서다.


종류는 많다. 밥은 편의점도시락을 먹어도 커피는 체인점 카페를 이용하는 식이다. 가끔씩 고가의 콘서트 등 문화 취미에 지출하는 것도 그렇다. 고독사회답게 외식, 음주에 만족적안 작은 사치를 실행하는 것도 붐이다. 먹고 마시는 게 딱히 남는 건 아니지만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고 자기만족이 가능해진다. 작은 사치에 호응하려는 업계 대응은 본격적이다. 장기불황의 일본은 특히 외산산업에서 작은 사치를 발굴하는 데 열심이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고가 메뉴의 가격대를 낮춰 심리적인 저항선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묵직한 가격대인 스테이크를 가벼운 외식자리로 변신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인공은 '이키나리 스테이크'다. 점포 메뉴는 독특하다. 스테이크를 그램(g)당 판매한다. 고기 종류에 따라 1g에 6엔~10엔의(61원~101원) 가격대다. 100당(6,100원~10,000원). 단 조건이 붙는다. 의자 없이 서서 먹는 구조다. 당연히 회전율이 높다. 평균적인 고객식사 시간은 점심 20분, 저녁30분 정도다. 저가 판매의 반복실현(Spiral System), 즉 박리다매의 지향이다. 서서 먹으니 공간비용도 절약된다. 높은 원가율에도 이윤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대량 발주로 규모경제를 실현하는 것도 저가 제공의 주요근거다. 이를 고객이득으로 환원시켜주는 구조다. 고개만족은 높다. 굳이 스테이크를 먹으로 고급 점포를 찾아 코스대로 기다리는 구태의연을 생략, 그 대신 지갑 걱정을 덜어줬다.




술도 마친가지다. 원래 불황이면 주류소비는 줄어들고 그나마 저가, 독주가 승자로 남는다. 월급이 적어도 완전히 끊기는 어렵고 순기능도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작은 사치다. 이를 반영하듯 혼술족은 증가세다. 혼자 가볍게 마시는 신풍속도다. 청년그룹에선 부담 없이 먹고 마시는 문화로까지 제안된다. 이 고객 니즈에 주목한 일본의 선두 주자는 국민밥집 '요시노야(吉野家)'다. 외식 체인의 고정관염을 깬 새로운 도전시도는 술집으로의 변신 실험이다. 밥집이 술집까지 하겠다는 의도다. 관심 획득에는 성공했다 .입소문의 손님들로 퇴근 시간이면 금방 만석이다. 대부분 1인 고객으로 맥주잔과 두부, 소고기 안주 등을 앞에 두고 스포츠 방송을 관람하는 풍경이 자주 목격된다. 신업태의 공식 간판명은 '요시노미'다 도심부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실행 중이다.


요시노미의 등장은 새로운 음주 수요의 반영결과다. '초이노미'(가볍게 한잔 한다)'로 불리며 세를 확산 중인 새로운 인기 조류가 그렇다. 포인트는 '단시간, 저가격'의 음주 형태다. 퇴근길에 길어봐야 1~2시간 가볍게 마시고 귀가하려는 직장인이 늘어난 데 주목했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설정함으로써 사실상 반주(飯酒) 문화를 지지한다.



'요시노미'를 보면 1층에는 밥집, 2층에는 술집 형태로 분할해 운영하는 경우가 원칙이다. 1층은 24시간 영업이지만 2층은 10시30분이면 닫느다. 가볍게 한잔하는 술집의 지향 결과다. 안주는 소고기덮밥 전문답게 소고기 요리부터 샌선구이, 회 등 다양하다. 가격은 저렴하다. 1인당 평균 1,000~1,500엔(10,000원~15,000원)이면 충분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20여 개의 단품 안주는 모두 100~300엔에 가격을 묶었다. 메인 상품인 생맥주도 310엔으로 싸다. 원래는 시험판이었다. 회사 매출이 악화되자 2013년 7월부터 시범적으로 해봤는데 최근 최종적인 Ok 사인을 받아 확대방침을 결정했다. 야간 매출이 전년대비 40% 가략 뛰어서다. 적자점포가 술집추가 후 흑자로 돌아선 경우도 적잖다. 전체매장이 술집을 겸하는 건 아니다. 2층이 있거나 설비공간이 넉넉하고, 역세권 등의 입지조건이 갖춰질 때에 한정된다. 전체 매장 1,200개 중 이 조건을 맞추는 건 2.5%(30개)에 불과하다. 때문에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1층에서도 가능한지 여부를 시험 중인데, 긍정적이면 후보 점포는 400개 까지 확대된다. 매출 정체의 회사로서는 유력 탈출구인 셈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의 합세도 거세다. '사이제리아'는 파격적인 100엔 와인을 추가해 가족외식에서 소외된 부모의 가벼운 반주 수요를 품에 안았다. '가스토'는 반주용 안주 개발은 물론 2번재 이후 주문 맥주는 할인해줘 화제를 모았다. '바비얀'은 마시고 남은 술을 보관해주는 서비스(Keeping)까지 실시한다. 패밀리레스트랑의 경우 술집처럼 왁자지껄하지 않고 담배 연기에 시달릴 필요도 없이 밝고 깨끗한 식당에서 외식을 즐기며 한잔한다는 점이 먹혀들었다. '다이이치호텔도쿄'도 2014년 5월부터 '가볍지만 양질의 바 타임 제안'의 슬로건을 내세운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1층 레스토랑의 대대적인 개장과 맞물려 반2층을 신설, 긴 카운터와 편한 소파를 배치해 고객몰이에 나섰다. 호텔임에도 불구, 요리 단가를 500~1,000엔으로 맞춰 접근성을 높였다.



우리나라도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며, 2015년 1인가구 비율이 27.2%에 달한다. 각종 언론에서 2017년 최고의 키워드로 꼽는 혼밥, 혼술의 나홀로족을 대상으로 사업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 나홀로족들의 특징중 하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 즉 가성비(가격대비 효과)가 좋은 상품을 선호하며, 브랜드가 좋다고 무턱대고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품질 자체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쇼핑할 때 검색은 필수행동이고 광고보다는 입소문의 영향력이 더 강력해 졌다. 그리고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소유 보다는 렌탈을 선호하는 제품군이 있으며, 빌려 쓰는데에 거부감이 사라졌으며, 짧아진 제품주기도 이런 경향을 강하게 하는 요인이다.


나홀로족들의 혼밥, 혼술 등 혼자 보내는 소비시간이 늘어나면서 제품포장단위 및 여러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젠 사치의 시대는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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